건설 현장 공정관리를 공정표 작성부터 공정률까지 훑는다
공정표는 ‘제출용 서류’가 아니다
공사 중반, 발주처로부터 “현재 공정률이 얼마냐”는 질문을 받고 답이 막힌 적이 있다면 이 글을 참고하자.
건설 현장에서 공정표는 단순한 일정 차트가 아니다. 계약 이행을 증명하고, 하도급 승인을 받으며, 클레임에 대응할 때 쓰는 핵심 문서다.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공기가 지연돼도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만회대책을 세울 근거마저 없어진다. 현장소장·공정관리자가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공정표 작성 절차와 공정률 관리 체계를 단계별로 정리한다.
공정표의 법적 지위: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KCS(한국건설기준) 일반사항에 따르면, 수급인은 설계도서에 따른 상세 공정표를 작성해 담당원에게 제출해야 하며, 변경 사항 발생 시 지체 없이 변경공정표를 작성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건설기술진흥법 제35조는 하도급 계약 승인 신청 시 하도급 예정 공정표를 의무 제출하도록 규정한다.
공정표는 법령·계약·현장관리를 잇는 살아 있는 문서다. 완공 후 분쟁이 생기면 ‘우리는 제때 했다’는 근거로 쓰이기도 하고, 반대로 ‘왜 이 시점에 지연됐나’를 입증하기도 한다.
공정표 3대 유형: 어느 현장에 무엇을 써야 할까?
| 유형 | 특징 | 적합 현장 |
|---|---|---|
| 바차트(Gantt Chart) | 작성·이해가 쉬움, Excel로 제작 가능, 작업 간 선후행 종속성 파악 어려움 | 소규모 건축, 단순 공종 |
| CPM 네트워크(PDM) | Critical Path(주공정선) 식별, 지연 영향 즉시 파악, Primavera P6·MS Project 활용 | 중대형 현장, 발주처 EVMS 요구 |
| LOB(반복작업형) | 반복 공종의 생산성·자원 흐름 시각화 | 도로, 지하구조물, 아파트 동별 반복공정 |
CPM(Critical Path Method) 은 1957년 미국 Dupont사에서 화공 플랜트 정비를 위해 개발한 기법이다. 프로젝트에서 **가장 긴 경로(주공정선, CP)**를 식별해, 그 경로의 작업이 하루라도 밀리면 공기 전체가 밀리는 구조를 시각화한다. 국내에서는 국토부 대규모 사업, 공항, 플랜트, 원자력 현장이 주로 요구한다. (출처: 한국PM)
공정표 위계 구조: Level로 쪼개야 쓸 수 있다
공정표는 한 장짜리 문서가 아니다. 규모가 클수록 아래처럼 4단계로 나눠야 현장에서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 Level | 명칭 | 작성 주체 | 상세 정도 |
|---|---|---|---|
| Level 1 | 주공정표 | 발주처·PM | 마일스톤 중심 |
| Level 2 | 종합공정표 | 시공사 공무팀 | 공종별 흐름 |
| Level 3 | 관리공정표 | 현장 공정관리자 | 월별 작업계획 |
| Level 4 | 상세공정표 | 협력업체 | 주·일별 세부 작업 |
실무에서는 Level 2(종합공정표)를 발주처 제출용 공식 문서로, Level 3·4를 현장 일상 관리용으로 나눠 운영한다. 시점에 따라 기준공정표 → 실적공정표 → 수정공정표 → 개정안 → 준공공정표 순으로 바뀐다.

공정표 작성 6단계 실무 절차
공정표는 책상에서 혼자 그려 내는 서류가 아니다. 협력업체 일정과 자재 조달 기간, 법적 요건을 모두 엮어야 현장에서 쓸 수 있다.
- 계약기간 확인 — 착공일·준공일·공사기간(캘린더 일수 vs. 실작업 일수) 확정. 공휴일·우기 등 불가동 기간 사전 반영
- 주요 공정(마일스톤) 도출 — 구조체 완료, 방수, 마감 착수, 외부 검수 등 핵심 시점 설정
- 작업 기간 산정 — 물량·생산성·투입 인력으로 각 공종 소요기간 계산
- 자재 리드타임 반영 — 창호, 엘리베이터, 고압 배전반 등 장납기 자재의 발주 시점을 역산해 반영
- 하도급사 협의 — 공종별 협력업체와 일정이 현실적인지 검토. 협력업체가 동의한 공정표여야 실행력이 생긴다
- 담당원 제출·승인 — 공식 기준공정표 확정. 이후 변경 사항이 생기면 즉시 변경공정표를 작성해 재승인
공정률 산정: 숫자 뒤에 숨어 있는 함정
국내 일반 건축 현장에서는 대부분 공사금액 기준으로 공정률을 산정한다. (출처: 한국PM)
실적공정률(%) = 완료된 공사금액 ÷ 전체 공사금액 × 100
계획공정률은 내역서의 각 항목을 공종·시기별로 해당 월에 배분한 뒤 누적한 값이다. 수천 개 내역을 시공 시기에 맞춰 나누므로, 초반 배분이 부정확하면 이후 실적과 계획을 비교한 결과까지 왜곡된다.
| 기준 | 설명 | 주요 활용 |
|---|---|---|
| 공사금액 | 가장 일반적. 내역 기반 산정 | 일반 건축 현장 |
| 인력 | 투입 인원 비율 | 노동집약 현장 |
| 장비 | 가동시간 비율 | 토목·플랜트 |
| 투입자재 | 자재 반입·설치량 | 구조체 단계 |
| 소요기간 | 경과 기간 비율 | 단순 참고용 |
대규모 공공 사업은 WBS(Work Breakdown Structure) 기반 EVMS를 적용한다. 동·층·공종별로 금액과 일정을 매핑한 뒤 완료된 액티비티의 금액을 합산해 공정률을 산정한다.

공정지연 감지와 만회대책 6단계
건설공사 사업관리방식 검토기준 및 업무수행지침에 따르면, 건설사업관리기술자는 다음 기준 중 하나에 해당하면 만회대책을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 월간 기준: 계획 대비 실적 공정률이 10% 이상 지연
- 누계 기준: 누계 계획공정률 대비 실적이 5% 이상 지연
- 네트워크 기준: 총여유일수(Total Float)가 30일 이하
누적 공정률이 계획의 90% 미달 시, 시공자는 14일 이내 원인·만회대책(자재·공법·인력·공정 개선안 포함)을 서면 보고해야 한다.
만회대책 수립 절차
- 공기지연 확인 — 진도율 또는 Total Float 기준으로 지연 판단
- 발주처 서면보고 — 지연 사실 공식화
- 만회대책 수립 — 시공팀이 작성. 인원·장비 추가 투입, 2교대, 공법 변경 등 실현 가능한 방안 제시
- CM단 검토·발주처 승인 —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검토한 후 승인
- 공정표 개정 — 승인된 내용을 반영해 공정표 수정
- 개정공정표 기준 재관리 시작 — 발주처 재승인 후 새 기준선으로 관리
현장에서 가장 흔한 실수 3가지
① 공정표를 ‘제출용’으로만 만들고 업데이트하지 않는다 초기 기준공정표를 제출한 뒤 실적을 입력하지 않는 경우다. 공정표는 살아 있는 문서다. 실적을 반영하지 않으면 공정률을 분석할 수 없고, 지연이 생겨도 어느 공종에서 시작됐는지 추적할 수 없다.
② 자재 리드타임을 공정표에 반영하지 않는다 창호, 엘리베이터, 고압 배전반, 커튼월 등 장납기 자재의 발주 시점을 역산해 공정표에 넣지 않으면 골조를 마치고도 자재를 기다리게 된다. 리드타임은 공정 시작 조건이다.
③ 협력업체와 협의 없이 공무팀 단독으로 작성한다 현장소장이나 공무팀만 만든 공정표는 협력업체가 자기 일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착공 전 공종별 협력업체와 충분히 협의한 뒤 확정해야 실행력을 갖춘다.
타이거빔으로 공정관리를 현장과 연결한다
공정표를 정교하게 만들어도 현장 실적 데이터가 제때 올라오지 않으면 공정률은 사후 보고서에 그친다. 타이거빔의 도면 마크업·물량산출 기능을 쓰면 현장 도면에 완료 공종을 직접 표시하고 수량을 산출해 공정률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한다.
검측(펀치리스트)·정보요청(RFI) 워크플로우에서 공정 지연을 일으킨 현장 이슈를 기록하고 추적하면, 만회대책을 세울 때 ‘왜 지연됐는가’를 뒷받침할 실질적 근거가 생긴다. 작업일보·안전점검은 일별 실적 데이터를 자동으로 누적하며, 이 데이터는 월별 공정률을 산정할 때 바로 쓰인다.
마무리: 공정표는 약속이자 도구다
공정표는 발주처에 내는 약속 문서이자 현장팀이 매일 의사결정에 쓰는 관리 도구다. 작성 단계부터 협력업체 일정·자재 리드타임·법적 기준을 반영하고, 실적이 생기는 즉시 업데이트해야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한다. 공정률 숫자 하나가 법적 의무(만회대책 기준)와 발주처의 신뢰, 현장 손익을 좌우한다.